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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국세공무원 이야기

퇴직하려는 7무사들은 취업과 개업 사이 고민을 해볼 것

by CPA 프로개꿀러★ 2023. 12. 6.

국세청에 근무하고 있는 세무사 자격을 가진 7급(이하 '7무사'라고 함)들이 저에게 종종 물어보는 질문은 이겁니다.

 

 

"저 잘 나가고 싶은데 어떻게 커리어를 쌓아야돼요?"

 

저도 질문을 받으면서 잘 나간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고민을 해볼 때가 많고, 역으로 잘 나간다는게 무엇인지를 물어보게 됩니다. 그러면 한결같이 하는 이야기가 국세청에서 근무했던 경력을 그대로 인정 혹은 더 많이 인정을 받으면서 좋은 처우로 가고 싶다고 하는데요. 이 때 해줄 수 있는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다음과 같이 귀결이 됩니다.

내가 과연 회계법인 또는 법무법인에서 원하는 인재상인가를 생각해보라.

 

저도 퇴직하기 전에는 고민해보지 않았던 부분이지만 나오고 나서 생각하니 저 역시도 그러한 인재였는가에 대해서는 그렇게 자신은 없습니다. 왜 그런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내가 법인에 나가서 맡을 수 있는 포지션은 한정적이다

우리는 공무원이 되면서 일반 회계사 또는 세무사들과 다른 트랙을 걸어옵니다. 일반 회계사 또는 세무사들은 법인에 취업해서 세무조정을 먼저 배우고, 세무진단 등 각종 용역에 참여하면서 경력을 쌓아옵니다. 그런데 우리 공무원 출신들은 조정을 해본 적이 없고 납세자 또는 대리인들이 조정해온 결과물만 보고 이게 맞는지 틀린지를 따지는 일을 합니다. 그러므로 나중에 민간에 나갔을 때 세무조정을 해야하는 데 세무조정에서는 굉장한 약점을 보이게 됩니다.

 

 

저도 민간에 나갈 때 세무조정은 자신이 없다고 말씀드리면서 조정 업무에서는 최대한 배려를 받는 방향으로 이직이 이루어졌습니다. 법인은 보통 파트너가 팀장으로 있는 팀별로 운영되기에 팀에서 조정이 없거나 조정업무를 할 수 있는 인원이 많다면 어느정도 조율이 가능합니다.

물론 대관 업무를 하는 포지션으로 나간다면 위에 말씀드린 것들이 크게 의미는 없지만 대관 포지션은 점차 줄어드는 추세라고 생각합니다.

 

 

회계법인에는 2개의 트랙이 있다

오늘은 국세공무원으로 근무하시다가 회계법인 등으로 전직을 원하시는 분들도 있어 회계법인을 다니는 입장에서 알게된 회계법인 내의 두 개의 트랙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참고) 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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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일반 회계사 또는 세무사와 같은 포지션으로 나갈 계획이라면 국세청 근무했던 강점을 살려 세무조사 대응 또는 세무진단 등 용역 수행에 중점을 두는 방식으로 나가야 하며, 이는 일반 고객에게 일반 회계사 또는 세무사들보다 업무를 수임 할 때 홍보가 잘 되지만 꼭 팀마다 필요한 포지션은 아니기에 나갈만한 곳과 미리 잘 이야기를 해보아야 합니다.

 

 

취업할 생각이라면 몸이 너무 무거워지기 전에 나오자

제가 몇 차례 말씀드렸듯, 경력이 쌓여갈수록 내가 할 수 있는 업무의 양이나 범위는 넓어지고 월급도 많아집니다만 나갈 때 나의 경력에 맞추어 연봉을 지급할 수 있는 민간은 많지 않습니다. 당장 10년만 지나도 회계법인 등에서는 연봉을 1.5억 내외로 지급해줘야하는데 그에 비해 할 줄 아는 것이 별로 없거나 홍보에 도움이 안된다면 굳이 억지로 뽑지는 않습니다.

물론 7급으로 입사해서 세무서 2년, 지방청 5년 정도 했을 때 6급 승진을 하고 6급에서 세무서 1년 후 지방청으로 다시 들어간다면 순식간에 10년에 다다르게 되므로 나갈 생각이 있는 분들이라면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은 기본이지만 마음 한 켠에는 계속 나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면서 다니는 것이 중요합니다. 

법인에 취업할 생각이라면 제일 좋은 경력 부서는?

민간에서 직접 맞딱드리는 부서가 커리어 측면에서는 가장 낫다고 생각합니다. 대기업 정기조사를 수행하는 서울청 조사1국, 대기업 등 비정기조사를 수행하는 서울청 조사4국, 기업의 거래 리스크를 줄여줄 수 있는 본청 법규과 정도는 국세청 업무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도 한번 이상은 업무상 또는 언론 등을 통해서 경험하게 되므로 자연스레 익숙해지는 부서들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나중에 좀 더 긴 글로 다시 쓸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차라리 개업이 더 강점이 있지 않을까

점차 전관에 대한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민간에서는 잘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전관을 줄여나가는 추세인 것도 맞으나, 고객 입장에서는 업무 중에 활용할 수 있는 전관이 있는지를 물어보는 것도 현실입니다. 전관을 어떻게 사용하는 지에 대해서는 관심은 없지만 전관이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플러스 점수를 주는 것 같습니다.

이를 역으로 생각하면 전관을 원하는 수요는 항상 존재하므로, 오히려 개업 시장에서 전관 출신인 것이 홍보가 더 잘 될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요즘은 전관도 이미 포화상태라고 이야기는 하지만, 어느 분야던지 포화가 아닌 곳은 없습니다. 다만 개업을 했을 때 전관인 것을 강조한다면 개업해서 자리를 잡는데도 수월하고, 보통 7무사들이 원하는 향후의 삶에 더 맞지 않나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특히 수도권이 아닌 지방 같은 경우는 세무 시장이 크지 않아 서울에 소재한 법인처럼 고액의 연봉을 제시할 수도 없으므로 7무사로 근무하다가 개업을 하는 게 아직도 유효한 루트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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