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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세무사시험 이야기

20대의 시선에서 말하는 세무사 합격하면 벌어지는 일들 (1부) (ft. 아몰랑 마통개꿀)

by CPA 프로개꿀러★ 2019. 8. 22.

세무사에 합격하는 순간 주변에서 프로개꿀러 세무사님으로 명칭이 바뀌고, 5천만 원짜리 마이너스통장 개설이 가능해집니다. 2021년 현재 농협은행에서 세무사를 대상으로 7천만 원짜리 마이너스통장을 뚫을 수 있게 추가되었습니다.


오늘 포스팅은 열심히 공부해서 운좋게 전문직에 합격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제가 합격 후 느꼈던 점을 저의 의식의 흐름대로 리뷰해보고자 합니다. 

여러분들도 막연한 '시험 합격'이라는 좋은 날을 꿈꾸며 공부만 하시느라 지치실 텐데 제 글 보고 머리를 식히면서 쉬시고 목표하셨던 꿈을 꼭 이루시길 바랍니다!

날 부르는 신분이 달라진다

합격하기 전에는 프로개꿀러라고 이름만 불리다가 시험 발표일 9시에 합격을 하는 그 순간부터 세무사 합격증을 받을 수 있고 주변에서 프로개꿀러 세무사님으로 불러줍니다. 제가 2013년 당시 받았던 세무사 합격증을 아래에서 보여드리겠습니다.

세무사는 공인회계사와 달리 합격하자마자 자격증이 발급되며, 등록을 하면 세무사 등록증이 별도로 발급됩니다.

세무사 자격증

세무사 자격증이라는 종이 한장만 받았고,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는 겉으로는 똑같은 사람인데 날 대하는 사회의 시선이 달라지니 갑자기 당황스럽기도 하고 적응이 잘 안돼서 쑥스럽습니다.

하지만 그건 그거고 기분은 정말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습니다. 벌써 합격한지 10여 년 되었지만 20대를 돌이켜봤을 때 가장 기분 좋았던 순간 TOP3 안에 들어갑니다.

거 아닌것이기는 한데 저는 시험 준비 시작할 때부터제 이름에 "CPA 프로개꿀러" 혹은 "CTA 프로개꿀러"라고 새길 생각을 하면 가슴이 뛰었고, 가끔씩 공부 안될 때 펜으로 저 글자를 써봤었어요.

운이 좋게도 생각보다 일찍 이룰 수 있게 되어서 얼마나 좋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참고로 지인들로부터 전화가 엄청 많이 옵니다.

저는 시험 합격 발표하는 날 실제 내가 합격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크게 해보지는 않아서 시험 합격이라는 글자를 처음 봤을 때 굉장히 당황스러웠습니다.

그리고 세법학2부 40점(면과락 기준 점수)이라는 숫자를 보고 다시 한번 당황했죠. 시험 합격 당일은 친구들과 같이 '우왕' 하면서 감탄사만 연발하며 하루를 다 보낸 즐거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5천만 원짜리 마통(마이너스통장)이 개설(회계사 8천만 원)된다.

위에는 뽐내기용이라면 마이너스통장은 세무사 시험 합격자에게 실용성 100%로 매우 중요합니다. 그동안 응원해줬던 친구들 밥을 제 마통으로 사줘야 되니깐요.

여러분들이 시험 합격하면 바로 마통 개설 광고(주로 하나은행, 2021년부터 농협은행 추가)가 각 수험 카페(예비 세무사의 샘, 세무사를 사랑하는 모임)에 뜹니다.

**회 세무사 합격자 대상 대출 안내

위처럼 세무사 합격자용 마이너스 통장 관련 게시글이 올라오면 그걸 보고 날짜에 맞춰서 지정된 장소(보통 토즈)로 달려가면 됩니다.

가자마자 카드 영업하시는 분들이 한 두어 분 있고 뒤에 마통 개설 담당자들이 있습니다. 신용카드 발급받아도 혜택이 별로 없으니 카드 영업은 가볍게 쓱쓱 피합시다.

저도 카드 영업하시는 분들한테 무조건 신용카드 발급받아야 되는 것인 줄 알았는데 그분들은 별도로 영업을 하고 계신 분들이셔서 은행 관계자와 전혀 상관없습니다.

은행 관계자님께서 '세무사님 합격 축하드려요' 칭찬 콤보 받으면서 은행 담당자분이 쓰라는 거 몇 개 쓰면, 신청 완료가 되고 1주일쯤 뒤부터 카드가 날아오면서 마통이 사용 가능해집니다.

보통 아무것도 모르는 학생들은 궁금하니까 한번 쓱 결제를 해보는데 잔액이 없는데 카드가 긁히면서 승인이 돼요."오?! 현실판 사이버 머니인가?!"라는 생각이 문득 듭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어이없었지만 저는 그때 PMP에 넣어서 사용할 SD카드를 5만 원 주고 샀었는데 사자마자 잃어버렸지만 기분이 하나도 나쁘지 않았었죠. 지금 생각해보면 어차피 갚아야 될 돈인데 바보같이 생각을 못합니다.

20대 초반이 얼마나 뭘 알겠습니까마는 그 당시의 저를 지금의 제가 볼 수 있다면 돌아가서 꿀밤 한 대 때려주고 오고 싶군요. 여하튼 그때부터 망나니 생활이 시작됩니다.

그전에 얼굴 한번 보기 힘들었던 하이에나 친구들이 갑자기 모두 달려들어 밥을 사내라고 하는데 그럼 또 밥을 막 사주면서 네가 제일 최고다 이런 립서비스를 받고 빚을 기분 좋게 쌓아갑니다.

빚 갚으러 알바 뛰거나 하는 건 나중에 고민할 일이니까 그때 하기로 하면서 계속 놀게 됩니다. 한동안 인생이 행복한 느낌을 우주 끝까지 갖고 갈 수 있습니다.

합격할 당시를 떠올리면서 잠깐 생각나는 대로 적어보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딱 합격했던 그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기분이 좋은 것은 마치 어린아이가 좋았던 기억을 커서도 끝까지 기억하고 있는 것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2탄은 조만간 또 올리도록 하고, 여러분들도 밝은 내일을 꿈꾸며 열심히 공부하고 계신 거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하고 있습니다. 수험생 여러분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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