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직 7, 9급 사이에서 고민되는 분들에게
세무사님께서 7, 9급 중 어떤 루트로 입직하는게 좋을지를 궁금해하셔서 답변 겸 포스팅을 하려고 합니다. 당연히 7로 들어오는게 더 좋겠지만 어차피 공직생활을 몇 년 안할거라면 9도 괜찮지 않냐고 말씀하시는데요. 그 말이 일부는 맞는데, 조금 생각해볼 부분이 있습니다.
세무직 7, 9급 사이에서 업무가 많이 차이가 나는지
우선 세무서에서 근무하는 입장에서는 차이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보통 세무서에서는 세적이라고 하여 구역을 나누어 담당자가 지정되게 됩니다. 구역 특성상 난이도가 다를 수 있기에 어려운 세적은 6급 또는 7급이 맡는 경우는 있으나, 전체 구역에서 나누어 맡는다는 관점에서는 동일 시점별 동일 업무를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총괄이라고 해서 세무서에 일이 생겼을 때 누가 업무를 이끌어나갈지에 대한 부분은 7은 상대적으로 어려운 총괄을, 9는 상대적으로 잡무를 하는 것은 있지나 비중이 크다고 보기에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럼 9급으로 들어오는게 노력이 덜 들어가고 당연히 유리한게 아닌가요?
9급으로 들어오면 노력도 덜 들어가고, 수도권이 연고지라면 7급에 비해 서울청 발령이 쉬운 것이 장점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9급으로 들어왔을 때, 8급 승진까지 좀 오래 걸린다는 점입니다. 9에서 8 승진은 매년 소요연수가 다른데, 2022년 기준으로 보통 2018년 입사자들이 승진을 노려보고 있습니다. 소요연수로 따지면 4년입니다. 반면 7급 공채로 들어오면 2년 후 지방청 조사국으로 보통 전입을 해서 근무를 하니 지방청 조사국 경력이 필요하다면, 2년을 손해보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세무사 자격증이 있는데 승진을 빨리 하지 않나요?
세무사 자격증이 있으면 승진을 빨리할 수 있기는 한데, 그래도 최소승진연수인 1.6년은 넘어야하고 자격증이 없는 직원들보다 얼마나 빨리할 수 있는지는 데이터가 많지 않아 말씀드리기가 어렵습니다. 현재 기준으로 자격증 우대는 입직 시 딱 1번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9급으로 들어오면 8급 승진에만 써먹을 수 있고, 7급으로 들어오면 6급 승진 시에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저는 학력이 좋지는 않지만 본청 근무를 해보고 싶습니다
본부 근무를 해보고 싶다면 학벌이 좋은 것 보다는 서울청 내 주요 세무서에 발령 받아서 근무하는게 유리합니다. 서울청 내 주요 세무서는 본부에서 승진 후 내려오는 사람들이 많기에 본부 사람들에게 자신을 추천 해줄 수 있습니다. 다만 9급이라면 8급 승진까지 기다려야하고, 8급 승진 후에도 본부 근무할 때의 역할은 '서무'역할이 주이므로, 원하는 기획업무 등의 본부생활과는 많이 다를 수 있습니다.
또한 공직의 맛만 보고 나와서 개업할 생각이라면, 본부 근무는 행정업무를 주로 하므로 추천하지 않습니다.
과연 공직의 맛만 보고 퇴사하는게 유리할까
요즘은 민간의 보수도 많이 올라 공직과의 차이가 많이 납니다. 보통 9급 공채는 월급이 너무 작다며 신문기사에도 많이 나오기도 합니다. 또한 공직은 들어오게 되면 몇년해보고 나가야지 마음 먹다가도 막상 나가려면 사회에 내던져진다는 두려움이 앞서서 퇴사하기가 썩 쉽지는 않습니다. 이래서 오히려 안정적인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회계법인 등으로 이직을 노려보는 것이기도 합니다.
뻔한 이야기 같지만 20대 이후에 선택하는 모든 것에서 정답은 없습니다. 여러가지 장단점을 살펴보시고 자신이 마음이 가는대로 하시면 그게 정답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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